Project Description
잃어버린 시간의 도시 – 삼랑진
오는 2000년 8월 15일은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 된지 55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져 곧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청산해야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일제 강점기동안 저질러진 종군위안부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바로 잡지 못하는데 통일은 아직 먼일이 아닐까한다.
역사는 흐르지만 절대 지워지거나 잊혀지지는 않는다. 설령 흐려진다고 해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그 흔적이 남아있다. 우리의 강점기시대의 흔적은 이곳 삼랑진과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 우리의 역사는 이곳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있다.
아팠던 과거, 슬펐던 과거, 어리석었던 우리의 과거는 이제 잊혀져가고 사라져 가지만 아직 그 흔적은 우리 가슴 저편에 남아 있듯 이곳에 남아있다.
삼랑진은 일제시대 이전부터 교통의 요지로 낙동강 곡창지대의 수로와 진주와 부산으로 가는 육로의 요지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일제시대에도 그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빴던 지난 역사를 뒤로하고 무심했던 시간은 벌써 55년의 시간이 흘렀다.
삼랑진에는 유달리 일제 시대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삼랑진 역과 농협의 사택이던 건물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데 거의 원형이 보존되어 있다.
일제시대의 건물들은 목재로 외벽을 감싸고 안에는 회벽을 발라 마감을 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해방초기에는 입식 부엌이 흔치 않던 때라 아직까지 보수를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집이 많이 있다. 이직 이곳에 살고 있는 분들은 연로하시거나 빈곤한 삶으로 인해 아직 그대로 살고 계신다.
삼랑진에는 오래된 도시이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잊혀져 가는 무언가를 전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역사는 세월 속에 흘러가고 있지만 세월의 더께에서 남아 있는 일본식 건물 외벽에 남아 있는 우리의 상처들을 볼 때마다 이제는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높은 시멘트로 축대를 쌓아 올려 우러러보게 만드는 일제시대의 건물들은 당시의 서민 우리 민중의 아픔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사 진 / 글 안 남 용